김동리의 소설 까치소리 감상
속신(俗信)이나 전설(傳說) 등을 원형(原型,archetype), 혹은 기호화해서 전체적인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이야기를 `원형과 빗댐 구조의 이야기`라고 한다. 이 작품은 까치소리에 얽혀든 운명을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 `나`의 수기를 서술자가 입수하여 옮기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소위 `빗댐의 이야기 구조`이다. 이 `빗댐 구조의 이야기`는 속신의 길조(吉兆)와 흉조(凶兆)의 조짐이 모두 가능한 상태에서 구 중 어느 것이 실현될 것인가 하는 긴장 속에서 진행된다. 이 글에서 까치 소리는 작중 인물의 운명에 영향을 주게 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즉 `나`의 한 구체적인 행위의 동기화(動機化)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흔히 우리의 민속 신앙에서 `까치`는 흉조와 길조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소재이다. 아침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고 저녁 까치가 울면 초상이 난다 는 속설이 바로 그것이다. `나`의 돌아옴은 까치 소리 가운데 길조(吉兆)와 결부시킬 수 있고, 돌아온 고향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살인까지 하게 되는 것은 흉조(흉조)와 결부시킬 수 있다. 하여튼, 이 작품은 주인공이 제대 후 겪게 되는 모든 절망적인 사건들이 까치 소리에 의해 예견된 운명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운명론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 까치소리 는 1966년 10월 {현대문학} 142호에 발표한 단편 소설이다.이 작품은 김동리 예술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울 만큼 비교적 높은 문학적 수준을 성취한 작품이며 탁월한 주제와 치밀한 구성을 지닌 소설이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 무렵 늙은 회나무가 서있는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절망에 빠진 인간의 변태 심리와 비정한 운명을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하고 있다. 소박하고 평화로운 마을에 전쟁이 가져온 혼란과 그 상처를 내용으로 하는 이 작품은 자연주의적 문맥을 유지하면서 극적으로 표현한다. 이것을 `까치소리`가 지니고 있는 신화의 상징체계에 무리 없이 투영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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