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원의 유예 감상
오상원의 대표적인 단편소설인 유예는 심리소설이자 전후(戰後)소설로서 6 25전쟁 당시. 겨울을 그 배경으로 한다.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휴머니즘적 실존주의 경향을 띠며 극한 상황 속에서의 인간존재 가치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를 색깔의 대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짧은 문장을 주로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즉 짧은 문장의 사용으로 `죽음`이란 상황 전달에 주는 효과 죽음에 직면한 인간의 불안정한 심리와 단절된 의식을 제시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붉은 피`는 `인간의 생명`을, `하이얀 눈`은 전쟁의 비극적 상황을 제시하면서 `인간의 생명에 대한 무관심`을 상징적으로 드러냄. 두 이미지를 대조시킴으로써 주인공이 총살당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더 비극적으로 선명히 제시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아울러 제목 `유예`의 의미는 인민군 포로가 되어 총살당하기 직전까지의 한 시간의 짧은 목숨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거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내가 인민군에게 잡혀 죽음을 목전에 둔 심리적 갈등, 죽음의 무의미함과 전쟁의 비극성이 `그`의 의식 속에서 반복되며, 지나온 전투 상황과 패주 경로가 떠오르는 과정이 이 소설의 줄거리이다.
소설의 줄거리를 좀 더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그가 인솔한 수색대는 북으로 진격하면서 몇 차례의 전투를 벌였다. 적의 배후 깊숙이 들어간 `그`의 부대는 본대와의 연락이 끊어졌다. 눈 속에 쓰러진 부하들을 버려 둔 채 여섯 명만이 눈을 헤치며 ××지점에 이르렀다.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대로(大路)를 횡단할 때, 돌연 일발의 총성과 함께 누군가 쓰러졌다. 선임 하사였다. 그는 선임 하사를 부축하고 산속으로 들어갔다. 새벽이 가까워진 산속에서 선임 하사는 슬픈 빛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죽어 갔다. 그는 무릎까지 파묻히는 눈 속을 헤치면서 남쪽으로 걷다가 몇 번이나 정신을 잃었다. 불안과 절망, 피로와 굶주림, 추위와 고독 속에 일주일째 되던 날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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