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를 보고..
예전에, 그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시내버스 안에서 소위 말하는 장애인을 본 적이 있었죠.
걷지 못한다거나 뇌성마비 같은 건 아니었구요, 머리와 몸이 ` 남들이 볼 때 ` 비교적 크고
얼굴 대칭과 눈꼬리가 조금은 이상한 (음, 제 8요일의 주인공을 생각하시면 되겠네요)Ԩ살 전후의 남자였습니다.
버스 안은 서 있는 사람이 한둘, 빈 좌석도 한둘이 있었는데요,
이 남자, 뒷문 바로 앞의 한 아주머니가 앉아있는 좌석으로 가서는
무뚝뚝하게 위압적으로 ` 아줌마, 인나(일어나) ` 하는 것이었습니다.
겁먹은 아주머니, `에구머니 ` 하시며 얼른 뒷좌석으로 도망치시다시피 옮기셨습니다.
원래, 저야 뭐, 비겁한데다 겁 많고 남 일에 끼어들기 싫어하는, 그렇고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이니까는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누구 하나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죠.
에, 따지자면, 시내버스 안에서
` 신사숙녀 여러분, 전 어제 막 교도소에서 출소하여 이 한 몸 먹고 살려....................이므로
승객 여러분의 많은 협조 바랍..............` 하며 눈빛과 어깨로 분위기 잡아가며 억지로 볼펜 파시는
현장 영업하시는 분들에게도 누가 말 한 마디 제대로 하기나 합니까.
앞서 말한대로 제가 그렇고 그런 사람이라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고 그런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군요.
그렇고 그런 부류......
사고로 인해 걷지 못하시는 분들같은 경우는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아, 이 사람은 예전에 나와 같은 ` 사람 ` 이었다, 보라, 얼굴도 평범하고, 의사 소통도 잘 되지 않는가,
그래도 불쌍하다, 어쩌다가 저랬을꼬, 휴, 그래도 다행이지 뭐, 나나 우리 가족이 저렇게 되지 않았으니,
자가용도 있고 옷도 꽤 차려 입은 걸 보면 집에서 열심히 간호해주나 보지.
얼굴이 조금만 일그러지고 왠지 모자라 보이는 분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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