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간도를 읽고 (안수길)
월강(越江)이 금지되어 있는 두만강 건너편 비옥한 토지를 개간하여 이한복은 죽음을 무릅쓰고 북간도에서 농사를 짓는다. 어느 날 밤, 몰래 감자를 가져온 그는 아들 장손(2대) 때문에 관가에 잡혀가서 신관 사또에게 당당히 북간도의 현실을 말하다가 곤장 10대를 맞고 풀려난다.
한편, 사또는 이한복을 다시 불러 함께 백두산 정계비를 확인하기에 이르고, 이후로 정부의 협조로 북간도의 이주가 시작된다. 이런 사실을 안 청국에서는 조선 사람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그러나 이한복을 중심으로 한 비봉촌 사람들은 끝까지 항거한다.
어느 날, 창윤(3대)이 청국인(淸國人) 지주의 밭에서 감자를 캐다가 잡혀 머리를 깎인 채 청국인의 모습을 하고 돌아온다. 이한복은 손자의 억지 변발( 髮)을 가위로 자르다가 분함에 쓰러져 죽고 만다. 비봉촌에서 차츰 청국인 지주 동복산의 주구(走狗)로 변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결국에는 그의 송덕비를 세우기에 이른다. 그날 밤 송덕비 비각이 불타고, 창윤은 용정으로 도망가서 사포대(私砲隊)데 지원한다. 얼마 후, 다시 고향에 돌아와서 살았으나, 자식 정수(4대)의 교육과 지주의 잦은 압력으로 용정으로 이사한다. 정수는 신명(新明)학교에 다니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창윤은 기와 굽는 일이 잘 되어 가는데 1차 세계대전이 터진다. 정수는 자신에게 항일 의식을 길러주던 교사 주인태와 같이 독립 선언서를 인쇄하고 만세를 부르짖는다. 김좌진 장군 휘하에 있는 정수는 일본군과 교전(交戰)도 하였으나 주위의 설득과 애인 영애의 권유로 자수, 형(刑)을 살고 나온다. 옥에서 나온 정수는 우여곡절 끝에 직장을 가지나 다시 잡혀 옥에 갇힌다. 1945년 8월 15일, 정수는 영애의 마중을 받으면서 감옥에서 나온다.
이상과 같은 줄거리를 지닌 이 소설은 어느 개인보다는 우리 민족의 운명을 다룬 서사시적(敍事詩的) 성격을 지니고 있다. 1870년경부터 1945년 8.15 광복까지의 사이에 이한복 일가 4대가 겪는 수난과 민족 자주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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