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궁을 읽고 (천승세)
천승세의 대표적인 중편소설이자 어촌소설인 신궁은 남해안의 빈궁한 섬을 배경으로 어부들의 힘겨운 삶과 어부들의 토속 신앙을 소재삼아 바닷가 사람들의 힘겨운 삶과 갈등이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나타낸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무당 왕년이는 자신의 삶을 빼앗은 판수에게 복수하는 인물이며, 판수 는 선주(船主)로 어민들을 착취하는 부정적 인물로 묘사된다.
소설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벌써 여남은 날째, 장선포는 첩첩 내리누르는 먹장 구름을 얹고 오진 장마를 타고 있는 참이었다.
이런 가운데 단골레(무당) 왕년이는 혼자 앉아 생각했다. 이런 꼴로 치닫다가는 장선포도 끝장이다 싶다. 해마다 이맘때면 진도, 하태, 안창, 팔금도 어장 배들이 선창을 채우는 것은 고사하고 멀리 제주도 고등어배들까지 몰려 장선포 선창은 배 붙일 자리가 없던 터였다. 그러던 것이 작년 겨울의 이상 한파를 겪어낸 장선포 한 바다는 물바닥을 뒤집고 변덕을 부린 거였다. 거기다가 달포를 넘는 지리한 장마가 계속되면서 장선포 선창은 폐창이나 다름없이 뒤바뀌어 버린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 일을 두고, 영험한 당골레 왕년이가 굿을 안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왕년이의 굿은 영험하다는 소문이 나있어서 멀리 팔금도에서까지 굿청이 들어오곤 했었다. 이제는 그 며느리에게 굿을 맡기고 그는 굿손을 놓아 버린 것이다. 그가 굿손을 놓아 버린 것은 그의 남편 옥수의 죽음 이후였다.
왕년이가 막 마흔을 채운 해에 상도, 하도, 성남도 열일곱 장내를 쥐고 굿을 하던 그의 시어머니 어린년이가 별안간 숨줄을 놓았다. 그때부터 왕년이는 이곳 장선포로 옮겨와서 시어머니의 일을 이어받았다. 그의 시어머니가 물려준 신궁을 들고 살맥이굿을 하고 고사굿, 진시끔굿, 마른시끔굿 등을 벌이는 왕년이의 굿은 유명했다. 장선포의 선주들은 풍어가 모두 왕년이의 덕이라 생각하고 그를 신주 모시듯 했다. 남편 옥수는 배를 한 척 사들였다. 그러나 장선포 앞바다의 흉어로 일이 여의치 않았다.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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