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잡이를 읽고 (이청준)
이청준의 단편 소설이자 액자 소설인 매잡이는 사라져가는 옛것을 지키려는 장인 정신과 그것의 현대적 의미를 생각게 해주는 소설이다.
이청준은 여러 작품에서 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질 운명에 있는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줄 에서의 줄광대나, 과녁 의 활 쏘는 노인, 불 머금은 항아리 의 장인 노인과 서편제 의 유봉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이 소설 매잡이 역시 사라져 가는 전통을 고집하다가 죽어 가는 매잡이 `곽돌`의 기이한 삶을 그리고 있는데, 액자(額子) 소설의 구성 방식을 통해서 그것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나는 민태준 형의 자살에 접하여 당황한다. 결핵을 앓고 있던 형은 지난 해 봄 갑자기 단 한 가지 유물만 남기고 세상을 떴다. 아는 이는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것은 별로 값지지도 않는 몇 권의 대학 노트로 되어 있는 비망록이었다. 형의 생전에 나는 형으로부터 여행 비망록의 한 부분을 본 바가 있었다. 그것은 전라북도 창원에 있는 어느 지방에 살고 있는 매잡이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나에게 돈과 취재 요령을 적은 메모지를 주며 그곳을 취재해 보라고 권하였었다. 이렇게 해서 나는 첫 번째 `매잡이`라는 소설을 쓰게 된다. 이 작품에는 이렇게 첫 번째 `매잡이`라는 소설을 쓰게 된 경위와 내용을 소개한다. 따라서 이 작품은 두 번째 `매잡이`가 된다
나는 민태준이 준 소설의 소재가 적인 메모지를 들고 민태준이 매잡이에 대하여 취재한 마을을 찾아 벙어리인 중식이라는 소년을 찾아간다. 중식은 쉰 살짜리 매잡이인 곽돌[郭石]과 같이 `번개쇠`라는 매로 꿩사냥을 하는 소년이다. 나는 중식과 함께 매잡이를 나서지만 허탕치고 만다. 여기에 첫 번째 매잡이 소설에 대한 내부 이야기가 소개된다.
매잡이 곽 서방은 매잡이라는 옛 관습을 지키는 최후의 사람이다. 중식이가 한 사흘을 굶긴 매를 들고 산골짜기에 가면 곽 서방이 꿩을 몬다. 그러나 이제는 꿩도 없어 매잡이가 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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