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사회과학의 개방」 이매뉴엘 월러스틴 외 지음 이수훈 옮김 당대
시간의 화살은 어디로 향하는가
송권봉(대학교육분과원)
대학은 구조조정 중이다. 주되게는 1995년 발표된 5.31 교육개혁안으로부터 출발해 보면 현재 한국대학은 학부제, 학과 통폐합, 지방거점대학의 육성, BK21사업 등 기존 구조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새로운 판짜기를 강요받고 있다. 그런데 ‘대학’의 구조적 변화가 실질에 있어 ‘지식생산’의 변화임에도 그 변화의 방향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내희 교수는 “대학개혁은 경쟁논리를 앞세워 대학을 시장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학이 민주적인 공공영역의 성격을 더 많이 갖도록 기능과 조직을 전환하는 일로 이루어져야 하며 더 나아가서 대학과 지식생산의 개혁은 학문전략적 관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런 문제제기를 구체화하기 위해 대학교육분과 세미나에서 ‘지식생산-학문정책’을 주제로 「사회과학의 개방(괼벤키안 위원회 보고서)」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물론 선택은 다소 자의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생각처럼 읽기가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난해한 구절들이 꽤 많았다는 걸 솔직히 고백한다. “책 내용 요약”과 “분과세미나 및 연구소 월례토론회에서 나온 몇몇 제기들”을 후기로 작성한다.
책에 따르면 고전적 과학관을 지탱하는 두 전제가 있다. ‘뉴턴적 모델’과 ‘데카르트적 이원주의’에 따라 과학은 모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진실로 남는 보편적 자연법칙에 대한 모색이라 정의된다. 실험적·경험적 작업이 과학의 전망에서 점차 중심적이 되고, 철학은 검증이 불가능한 선험적 주장이라는 의혹을 받으며 신학의 단순한 대체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확실한 지식’ 대 ‘상상된 혹은 가상의 지식’이란 인식이다. 19세기 초 마침내 과학의 승리가 언어학적으로 안착된다. 이렇게 되자 ‘문과학`, `인문학’, ‘문학’, 철학, 정신과학 등의 여러 이름을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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