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의 삼국지를 읽고
신림초등학교 교사 이진우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삼국지를 읽기 위하여 책을 폈지만, 삼국지를 끝까지 읽은 것은 두 번뿐이다. 그리고 그 두 번 역시 마지막까지 ‘읽었다’라는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 글자 나열된 것만 읽었기 때문에 삼국지가 어떻게 끝나는 지는 기억이 나지를 않았다. 혹자는 ‘삼국지를 10번은 읽어야 진정 이야기를 나눌 만 하다’라고 삼국지를 평하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죽마고우는 삼국지에 나오는 약 200여명의 인물의 약관을 줄줄 외우며 무슨 전투, 무슨 전투하며 삼국지의 역사를 꾀고 있었지만 나에게 있어 삼국지는 단순한 소설 그 이외의 감흥은 별로 없었다. 글이 반도 진행되지 않아서 주인공들이 모두 죽어버리기 때문에 별로 더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차츰 차츰 읽었던 내용을 잊어버리기 시작했고 결국 유비, 관우, 장비가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조차 모를 정도에 이르렀다.
삼국지를 내가 좋아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삼국지의 인물상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유비의 경우에는 명분을 많이 내세우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경우에는 그 명분을 왜곡하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 조조의 경우에는 정치, 군사, 외교에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지만 너무 냉혹한 성격이며, 손견 부자의 경우에는 자수성가의 진면목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짧은 생을 마감하는 등 주인공들은 결코 누가 좋은 사람이다고 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수만, 수십만의 군사들을 이끌고 전쟁을 일으켜 군사들을 죽음으로 내 몬다는 내용은 나에게 있어 심히 불쾌하였고, 잘못된 인간상들만을 표현한다고 생각했었다. 유비, 조조, 손견 부자의 야망을 위해 죽은 목숨이 수백만에 이르렀을 것이고, 그들의 이런 전쟁의 결과는 결국 일개 오랑캐에게 나라를 내 주는 역할까지 하였다는 생각을 하니, 그 내용에 흥미를 가지기 어려웠고, 삼국지를 좋아한다는 사람들을 보면 이상한 생각이 들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작년 한 해 동안 사회 생활을 하면서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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