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이른 봄날 내가 시골 외갓집 툇마루에서 느낀 농촌의 풍경은 깊이 각인되어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를 쫓아다닌다. 그때 그 시절의 외갓집 마을 풍경은 내 마음에 늘 현존하는 농촌의 원형으로 존재한다. 충청북도 남단, 영동군 양강면 말그리. 마셔도 좋을 만큼 맑은 금강이 마을 앞으로 흐르고 강을 에워싼 높고 낮은 산들이 세계의 끝만 같았던 곳. 봄날 멀리 상여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강을 따라 난 깍아지를 듯한 벼랑길로 상여가 지나간다. 벼랑길을 휘몰아 돌며 계곡을 따라 깊이 접어들어 가면 상여꾼들의 소리가 엷어지고 다시 강 쪽으로 돌아 나오면 라디로 볼륨을 키우듯 또렷이 소리가 들린다. 강 건너 툇마루에 서 있는 나의 귓전까지.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흥~ 어흥~.` 그리고 뒤이어 상여잡이의 종소리가 들린다. `딸랑, 딸랑....` 상여꾼들의 모습이 멀리 보일 듯 말 듯 희끄무레해져도 소리는 조용한 봄 아지랑이를 뚫고 내 귓가에 와서 맴돈다. 그때, 나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기가 천국인데 그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라고 생각했다. 아직 죽음이 무엇인지는 고사하고 세상도 모르던 어린 나에게 그 순간 내 외갓집 마을을 천국이라고 느끼게 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과 `도시` 를 연결시키는 것이 `건축`이다. 건축에 의해 사람의 살림살이는 한결 나아지며 도시는 그 자체로 유의미성을 얻는다. 건축의 한가운데 `집`이 있다. 집은 한 개인의 출발지이자 도착지이다. 평생에 걸쳐 반복되는 일상의 출발과 도착은 물론, 단 한번뿐인 태어남과 죽음 또한 집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집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사랑을 나눈다. 그곳에서 우린 쉼을 누리고 몸을 씻는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는 곳 또한 집이다. 집은 우리들의 모든 것을 이루어지게 하는 가능태이자 동시에 잠재태이다. 가능태에서 잠재태로 나아가는 도상에 집이 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 집이 있다. 집에서 우리는 오늘을 생각하고 내일을 계획한다. 집을 떠나서는 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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