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강의 중에 ‘답사 기행 report`가 있어서 어느 곳을 답사를 해야할까 고민 끝에 결정한 곳은 `경복궁’이었다. 서울에 산지 거의 15년이 되어가면서 중학교 때 견학하러 한번, 고등학교 때 서클활동에서 두 번, 친구들과 두 번 모두 다섯 번밖에 오질 못했던 곳이다. 경복궁과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살면서(응암동) 우리나라 정치 역사의 산실인 경복궁을 다섯 번밖에 오질 못했던 것이 부끄러웠다. (다섯 번을 왔어도 경복궁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경복궁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 이곳을 선택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친구들은 나의 report를 위해 같이 와 주었다.) 광화문 안 표파는 곳에 모여서 광화문부터 답사를 시작하였다. 광화문은 경복궁으로 들어가는 정문이다. 조선시대의 관료들은 육조거리에서 광화문을 바라보며 걸어와서 광화문을 지나서 궁으로 들어갔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육조거리는 세종로로 바뀌었고 그 세종로를 차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만이 광화문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을 뿐 걸어가는 사람들은 관화문에 접근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세종로와 광화문 앞을 지나가는 도로 때문에 적당한 거리에서 광화문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광화문에 다가가면 이제는 너무 가까와서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원래는 저만큼 정부 종합청사 정문 앞 정도 앞으로 나가 있었다고 하는 해태가 광화문 바로 옆으로 옮겨와 있었다. 해태는 시비를 잘 가리는 성질이 있어서 옳은 사람 편을 들고 그른 사람은 공격한다고 한다. 그 해태는 조선시대 저만큼 있던 사헌부, 바로 관리들을 규찰하는 관서인 사헌부 앞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태의 실질적인 기능은 바로 여기서부터는 궁궐의 영향권이니 말을 내리라는 표지라고 한다. 그런 해태가 광화문 바로 앞으로 밀려와 버렸으니 현대판 말인 자동차들이 바로 궁궐 정문 앞을 정신없이 지나 다니는 것인가 보다. 광화문은 현대인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과거속에 묻힌 유물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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