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닉〉영화감상문 피크닉 [picnic] - 일상생활을 떠나 야외에서 산책·식사 등을 하면서 즐기는 휴식. 피크닉의 사전적 용어는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전해준다. 하지만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영화 ‘피크닉’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영화의 시작을 음침한 블루 톤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잠시 후 부모님에 의해 정신 병원에 버려지는 여자 주인공 쿄코와 함께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정신병원을 다루는 화면 역시 어둡고 회색 톤의 화면이 계속 이어진다. 다만 정신병원의 의사와 간호사의 하얀 가운만이 화면과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이쯤 되면 관객은 다소 헤매기 시작한다. 피크닉이라면서 왜 정신병원이 나오는 것인지, 분위기는 왜 이리 어둡고 음침한 것인지, 하지만 그와 달리 제목에서 나오는 기대심리를 져버린 영화의 전개에 따라 호기심과 신선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여기서 영화는 쓰무지와 사토루라는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킴으로서 교코와의 3인 체제의 새로운 인물 구도를 형성한다. 쓰무지는 과거에 자신을 괴롭히던 선생을 죽인 아픔을 가지고 있는 남자다. 사토루 역시 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지만 쓰무지 만큼의 강렬한 인상은 풍기지 않는다. 어느 날 이들 세 명은 담을 타고 바깥세상으로 잠시 외출을 하고 온다. 정신병원 담과 바깥세상의 담이 이어지는 공간에 화면은 강한 색의 대비로서 두 세계의 단절을 표현한다. 짙은 회색 빛의 정신병원 세계 그리고 밝은 녹색의 바깥세계가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에서 쿄코는 서슴없이 바깥세상으로 발을 내딛는다. 쓰무지 역시 그런 쿄코를 따라 바깥세상의 담장 위로 넘어간다. 하지만 사토루만은 두 세계의 경계를 뛰어넘지 못한다. 이들은 담장 위를 걸어서 인간세계로 나간다. 음악은 경쾌한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며 이들의 결정을 더욱 가볍게 해주는 느낌이 든다. 담장은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고, 그 나름대로의 길을 가지고 세상과는 다른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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