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고
내가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느 TV프로에 소개되면서이다. 처음에는 막연히 `TV프로에서 권하는 책이니 재미있겠구나. 나도 한 번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책을 사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이 책은 어떤 재미나 단순한 유쾌함을 주는 것보다는, 그 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지금의 내 생활의 편안함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깊이 느끼게 해 주었고 나보다 못한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잊고 산..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을 갖게 해 주었다.
이 책은 가슴이 따뜻해지고 다시금 세상을 돌아보게 하게끔 해주는 그런 책인 것 같다. 단순히 불쌍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동정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힘든 상황을 견디어 내고 서로를 돕고 사랑하며 사는 사람들을 통해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주고 있다.
여기 괭이부리말에는 사람이 산다. 경제성장의 논리에 밀려 이 땅 어느 한 구석에 흘러들어 조막조막 집을 짓고 살아가게 된 가난한 람들이 산다. 6,70년대 `우리도 한 번 잘살아보세` 라는 구호 아래 사람들은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열심히 일하면 그것이 가능하다고 국가는 그리고 TV광고는 우리를 부추겨 왔고 사람들은 그 말을 믿었다. 그 덕에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한 끼 밥걱정 안 하고 살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제 성장의 뒤편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아래에는 성장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있다.
이 소설엔 숙자, 숙희 쌍둥이 자매와 동네 친구인 동준이, 본드 하는 형 동수, 그의 말더듬이 친구 명환이, 이 애들을 보살펴 주는 영호, 영호의 초등학교 동창 김명희선생님이 함께 사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들이 살기 전부터 괭이부리말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았고 지금도 살아가며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이 아이들은 자기들이 왜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만 당장 떠날 수 있는 돈이 없어서 못 떠날 뿐이다. 유일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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